살다보면 그런 순간들이 매번 있다.
이거 정말 안되겠구나 싶은 거.
좋아하는 누나가 있었는데,
저번에 명백하게 선을 그었다.
너는 언제나 좋은 동생으로 보고 있다고
마음이 찢어지는 대답이였는데
정말 태연하게 그치 이정도면 뭐 우애 좋은 남매지 ㅋㅋㅋ 하고 넘겼지만,
기분은 착잡했다.
이전부터 이 누나가 나에게 미묘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었기에
올해 초부터 진작에 포기하고 다른 여자들을 탐색하긴 했다.
뭐... 나는 관내 공무원은 만나기 싫으니까
다른 구에 있는 공무원들을 알아보는 식으로 말이다.
근데 딱히 뭐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다.
주위 사람들에겐 "제 취향이 없어서 수색작업은 포기했습니다!" 라고 했지만,
모임의 목적이 있는데 여자를 꼬시려고 가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니까.
이쯤 되니까 슬슬 그 누나도 그냥 친한 누나처럼 보이기 시작하고
뭔가 그런 감정들도 줄어들면서 괜찮아졌다만 나만의 착각이였나 싶다.
최근 인스타를 보니까 매주 어떤 남자랑 어딜 놀러 가던데
질투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좀 부끄럽지만 정말 질투심이 들었다.
어떤 남자야? 누군데?
본인 입으론 '친구' 라고 했는데
매주 놀러가는데 어떻게 친구야 ㅆ1발
그러다가 오늘 갑자기 대뜸 밤에 내게 전화를 걸었다.
부산 간 양반이 미쳤다고 왜 전화를 걸ㅇㅓ 하고 받았는데
옆에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아 남사친하고 갔구나!'
조금 지나고서 디엠으로 남자친구랑 여행을 갔다고 보냈다.
딱히 뭐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서 축하해~ 하고 답을 보냈는데,
뭔가 기분이 시발 기분이 좀 그렇다.
사실 기분이 오만가지 다 든다.
질투심이 드는데 사실 그 누나에게 있어 말그대로 친한 동생에 불과한 나니까
그런 감정을 가진다는 거 자체가 좀 웃기기도 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왜 질투심을 가지는가?
나도 매번 그 누나 앞에서 "누나는 언제나 친누나처럼 보고 있다."고 했고
먼저 관내 공무원하곤 절대 연애 안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나였다.
근데 뭔가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드는게,
그럼 지난주에 나랑 같이 술 마신거나 이런 것도 그 남성분한테 실례가 되는 거 아닌가?
아 최근에 사귄 거면 이해는 하는데,
그럼 이제부터 연락을 자제해야 하는 것인가?
또 근데 갑자기 안하면 이제와서 갑자기 선을 이렇게 긋냐고 할 테고
그럼 난 이제 누구랑 술을 마셔??
누구랑???
직장 상사 뒷담은 누구랑 술마시면서 해!??!?
난 누구랑 놀아????????????????????
근데 그것도 있는데,
남자친구랑 있는데 왜 나한테 전화를 하는 것이고
내가 올린 인스타 게시글에는 좋아요 한 번 누르지도 않았으면서
왜 이제와서 눌렀을까 싶다.
남의 사진에는 잘만 눌렀으면서 이제와서 누르는 건 또 뭐야.
아무튼 좋은 점도 있긴 하다.
이제 확실하게 마음을 접을 수 있다는 것이며
이 누나한테 누굴 소개해줘야 하나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