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처럼 하남자스러운 스포츠는 또 없을 것이다.

 

90분 내내 공만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고 

막상 하이라이트를 모아서 보면 10분 언저리.

(이는 '명경기'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계속하면서 조금만 부딫히면 '아!' 하고 넘어지고 

심판을 쳐다보고 말이다.

 

점수도 또 거지같이 안나오는 남자답지 못한 스포츠. 

이런 걸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근데 개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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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초근을 하던 날이였다. 

팀에서 팀장님, 차관님, 나

 

이렇게 셋이서 저녁을 먹고 야근을 하려고 보니까 

재산세 대장 점검을 돌리고 있어서 수정할 수 없다고 한다.

 

'어...?'

 

야근의 목적이 재산세 대장 수정인데

이거 안되면 어쩔 수 있나

 

다른 거 하면서 적당히 눈치 보다가 팀장님께서 먼저 가시더니, 

나하고 차관님도 따라서 그냥 퇴근버튼 찍고서 집에 갔다.

 

 

다음날이였다. 

과서무 주사님께서 내게 말을 했다.

 

어 지수야 야근하려다 이러이러해서 못했다며 

넹! 뭐 아쉽게 되었죠 흐흐흫... 그냥 집에서 쉬었어요.

 

그치?

 

"어제 무슨 너랑 팀장님, 차관님 퇴근하고서 

셋이서 술을 마셨다는 소문이 있더라고"

 

...?

 

이걸 동기들에게 말하니까 반응은 이러했다. 

너가 얼마나 술을 좋아하면 소문이 저렇게 나버리냐...

 

 

사실 동호회에서도 술 엄청 좋아하는 이미지라서 

저번에 귀찮아서 뒷풀이도 불참했는데 "왜 안 가?" 라는 반응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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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인가. 

팀장님하고 식사를 하게 되었다.

 

사실 금요일 저녁이라 나도 편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고지서 분류하다가 훅 들어와서 갑자기 말씀하신 거라 거절을 못했다.

 

정신 없는 와중에 금요일 저녁에 시간 되냐고 물어보셨는데 

다른 사람하고 착각해서 "...네? ...네" 인 거였지.

 

물론 식사는 팀장님께서 사주셔서 기분은 좋았다.

 

 

저녁 식사는 팀장님께서 예전에 머물렀던 구 직원들하고의 식사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집에 갈 준비를 했는데, 

가기엔 아쉽다고 2차까지 갔다.

 

'아 집에 가서 구단 돌려야 하는데...' 싶었지만, 

어쩌겠는가.

 

근데 안주가 '순살 양념 치킨' 이라서괜찮았음 ㅋ;

 

기분탓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감성적이라 그런 것인지 

팀장님께서 은퇴가 얼마 남지 않다보니 생각이 복잡한 것 같았다.

 

은퇴에 대한 이야기, 공직에서 나가면 정말 험난하다던가 

그런 이야기들을 했었다.

 

그걸 감안하니 뭔가 눈가가 촉촉해보이기도 했고 

아쉬움이 가득한, 청년처럼 보이기도 하곤 했었다.

 

모르겠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다보니 앞에 있는 팀장님도

한때는 나처럼 청년 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머리 속에서 젊은 시절이 그려지곤 해서 그런가.

 

 

나보고 요즘 젊은 친구들은 나 같은 꼰대랑 만나기 싷어할 텐데, 

너는 그래도 성격이 좋아서 이렇게 만나주고 고맙다고 

그런 이야기들을 하셨다.

 

사실 나도 딱히 오고 싶어서 온 건 아니였는데, 

그래도 뭐... 좋아하시니까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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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부터 재산세 납기 시즌이다.

 

주말이 끝나면 존나 바쁠 예정이지만,

사실 금요일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울리는 전화들.

 

"금액이 왜 이렇게 나왔냐" 부터 시작해서 

"부과가 잘못되었는데", "주택가격이 내렸는데" 어쩌구 등등

 

대신에 바빠지면서 많이 배우는 것도 있다.

 

내가 재산세를 2월 말쯤에 왔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배웠던 지식들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7월, 이 시기에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모호하고 추상적이였던 법령들이 이제 깊이있게 다가오고 

내공은 지금 폭발적으로 쌓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잘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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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어떻게든 한 골을 넣고서

그걸 지켜서 이기는 경기를 좋아한다.

 

뭐 이걸 흔히들 '늪 축구' 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스타일이 좋다.

 

그래서 내가 '우루과이' 를 좋아하는 것 같다. 

정말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주니까.

 

근데 요즘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다가 깨달은 사실이 있는데, 

결국 공격수가 훌륭해야 1골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이였다.

 

우루과이에 포를란, 수아레스, 발베르데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역시 중요한 건 골을 넣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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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슬슬 전화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퇴근 직전에 전화가 왔는데, 

내용은 아니 ㅆ1발 금액이 왜 이렇게 많이 나왔어요?

 

근데 아무리 봐도 잘못된 것 같았음. 

그래서 확인하고 전화 다시 드리겠다고 했는데...

 

보니까 전산망 비고란에다가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어놓은 것이다.

 

그것도 누가? 1달 전의 내가!!!

 

나처럼 일 좆같이 하고 대충하는 새끼가 없는데, 

나 자신도 못믿어서 '부과자: 박지수' 적혀있으면 심호흡하고 시작하는데, 

이걸 적어놔? 와... 과거의 나! 정말 고마워 ㅠㅠㅠ

 

결국 민원인도 납득하시고 끝났다.

 

하... ㅋㅋ; 나 자신한테 놀란 적은 처음이네.

개인적인 지론이자 생각이지만, 

일하면서 사고를 쳐야 실력이 느는 것 같다.

 

그것도 드러나는 사고를 쳐야한다.

 

수습하는 과정에서 온갖 생각이 들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잊혀지지 않아서 그때 노하우가 많이 쌓인다.

 

 

...

 

오늘 내가 사고 쳐서 정신승리하는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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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납기 시즌이다.

 

오늘도 어르신께서 오셔서 재산세 고지서 떼러온 줄 알았는데, 

건물주인데 임차인이 유흥주점으로 운영하고 있으니 중과내역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거 엑셀 파일로 정리된 걸 달라고 하셨다.

 

뭔지 알 것 같아서 엑셀 파일 출력해서 드리려고 하는데, 

옆에서 차관님께서 너 이거 할 줄 아냐고 할 줄 아냐고

 

내가 당황했던 건,

'아 ㅆ1발 중과세 내역 다 입력 안한 것 같은데...' <- 이거 땜시.

 

다행스럽게도 그 할아버지껀 되어있었다. 

근데 옆에서 자꾸 할 줄 아냐고 전임자 불러서 도와달라 할까? 하면서 

엄청 호들갑 떠니까 짜증났다.

 

계속 엄청 그러니까 팀장님도 어 할 줄 알아? 모르니? 

자꾸 그러고 짜증이 났음.

 

 

다행스럽게도 내가 예전에 입력은 해뒀었고 

어르신한테 출력하면서 세금이 너무 비싸~ 이러면 하하 좀 그렇죠... 

실무자 입장에선 그래도 어쩔 수 없~ 같은 이야기 하면서 넘어갔다.

 

진짜 도와주지도 않을 거면서 호들갑이란 호들갑은 다 떨고 

사람 무시하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본인들은 얼마나 한다고 에휴 시발...

 

오히려 평소에 지수야 또 실수햇어? ㅋㅋㅋ 하면서 장난치는 주사님께선 

그냥 조용히 날 쳐다보더니 엄지를 척 올리셨다.

 

ㄹㅇ 이때 뿌듯함 느꼈음. 

뭔가 슈퍼 세이브라고 인정해준 느낌?

센스 좋았다고 인정받았던 느낌이랄까

 

암튼 그래요.. .ㅆ1발 하 짜증났음. 

옆에서 별 것도 아닌데 호들갑이란 호들갑은 다 떨고 할 줄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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