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그런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연애를 하지 못한 사람들의 특징은
계속 미룬다는 말이였다.
그러니까 어느 특정 시기에는 이래서 안 돼.
어떤 시기에는 저래서 안 돼.
하지만 그렇게 미루고 미루면 적절한 시기를 놓친다는
그런 내용이였다.
예전에는 이 말이 와닿으면서도 받아들이긴 힘들었다.
'여자타령' 하면서도 그런 말 하는 게 웃기긴 한데,
어쩌면 이미 내가 여자를 어떻게 꼬실 수도 없고
그런 상황이니까 지금의 부족함을 채우면... 하는 심리도 있을 거라고 본다.
사실은 거절당하는 게 두려워서 그랬던 것도 없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거절당하기도 했고.
세월이 지나 변명만으로는 이제 미룰 수 없는
그런 시기가 되었다.
당장의 대학을 걱정할 형편이 아닌,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할 형편이 아닌,
저 멀리 국가의 의무를 짊어질 시기를 걱정하는 게 아닌,
취업을 위해 애를 쓰는 것이 아닌,
이제 진짜, 진짜 변명이 통하지 않는 나이가 되었고
그때서야 실감을 하게 되었다.
정말 이제 도망칠 구석도 없구나.
핑계도 안통하고 나는 결국 이정도의 남자였다는 걸 뼈저리게 체감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냈다.
이번에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종종 하는 생각은,
지금 내가 이렇게 여유로운 상황에서 여자친구를 만났기에
조금 더 내 연애가 안락하고 편안하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의지할 수 있는 남자가 될 수 있어서 좋구나.
뭐 그런 거...
만약에 다른 상황에서 여자친구를 만났더라면
조급한 내 마음이 얼마나 허락해줬을지 모를 일이다.
가슴 속 아련히 남은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외로운 상태에서 연애를 하면 안된다.
그런 말이 뭔지 알 거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