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오랜만에 축구 경기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FC서울 경기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국대 경기가 있어서
'어? 시발 돈 더 주고 국대 경기 보는 게 낫겠네 ㅋㅋㅋ' 싶었다.
그래서 여자친구랑 1등석 2자리를 예매하고서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갔더니만...
경기 당일, 경기장에서 여자친구를 보니까
컨디션이 잔뜩 안좋은 상태였다.
경기 전부터 계속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겉으로 봐도 표정, 기분이 너무 안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1등석 들어가니까 뷰가 좋다면서
여자친구가 좋아하길래 다행이다 싶었더니만
클린스만 시절 답답한 경기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서
이게 뭔가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FC 서울 경기나 볼 걸.
그건 시발 하다못해 린가드도 보고 호날두도 보는데
이건 염병 하...
여자친구 눈치 봐가면서 경기를 보는 것도 모자라
경기 내용도 그따구니 속이 터져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뭔가 여자친구에게 뭐 갖고 싶냐고 물어보는데
자꾸 취향 아닌 것만 꺼내들어서
마치 계속 골대에 들어가지 않고 헛짓거리만 하는 내 모습 같아
괜히 감정이입되고 속터지고 답답하고...
그런 상황에서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니 11시 30분쯤.
생각보다 그게 피곤했는지 감기까지 걸린 건 덤이였다.
진짜 최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