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을 달리한 내 친구랑 술을 마실 때,
내게 그런 말을 했다.
너를 좋아하는 여자는 '공무원' 이라는 이유로
너를 좋아할 것이다.
너가 아니라 공무원이란 그 간판 때문에 좋아할 거라고.
내 여자친구는 그런 이유로 날 좋아하는 게 아니였다.
다른 이유로 날 좋아했다.
누군가가 보면 찐따 같은 그런 감성을 보며
"오빠는 정말 속이 깊은 거 같아." 라고 말을 해줬다.
공무원이라서 날 좋아하는 게 아니고
나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해주더라.
조금이라도 명이 길었더라면
내가 다른 친구들에겐 말을 하지 않았을텐데
유독 먼저 떠난 친구에겐 말을 하고 싶다.
"봐라! 니가 말한 것과 다르지 않냐!" 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이런 여자도 있다고.
이런 사람도 있다고.
그리고 내 생각인데,
내 친구는 내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럴 리 없다! 다른 사유가 있겠지!" 하고 반박을 하는 게 아니라.
"축하한다! 잘해줘라. 그런 여자 만나기 힘들다." 하고
진심어린 축복을 해줬을 거 같다.
내가 다른 친구들에게 정말 내 여자친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언급을 꺼리고 조심스럽게 발언하는 편인데,
유독 그 친구에게는 말하고 싶다.
술자리에서 한 번 만나서,
아. 너가 싫어할테니 술자리 말고 밥을 먹고
너하고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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