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친하게 지내던 형이 있었다.

 

많이 친해서 형이 말이야 형이 말이야 하면서 챙겨줬는데, 

요즘은 연락을 끊었다.

 

끊은 걸로도 모자라 사실 뭐하는지도 모른다.

 

 

그 형은 이전부터 되게 냉정한 사람이였다. 

현실적이고 시니컬했다.

 

좋게 말하면 그런 거고 남들 비꼬느라 바빴지.

 

 

근데 그 형은 유독 나를 좋게 봐줬던 기억이 난다. 

내가 세무사, 회계사를 준비한다고 하면 "니가 무슨 ㅆㅂ" 할 줄 알았는데, 

"너는 진짜 붙을 것 같다. 열심히 해라." 라고 진지하게 말하길래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나중에 내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니까 

휴학하고서 준비를 하니 뭐 그렇게 유세떨 시험이니 

되게 나를 무시하고 폄하하고 깎아내리길래 짜증나서 연락을 끊었다.

 

 

근데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뭔가 야망을 품고서 나아가는 누군가를 속으로 지지하며 응원했는데 

현실에 타협하고서 한껏 낮춘 길을 걸어간다면 그 실망감은 장난 아니니까.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 

이 사람은 대단하고 존경하는데, 결국 나중엔 보잘 것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때 배신감을 많이 느꼈다.

 

뭐 그런 거 아닐까 싶다.

 

 

벌써 4년 전의 일이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일부터 기타를 열심히 치겠습니다.  (1) 2023.10.29
와 쒸바 진짜 겨우 이겼네.  (0) 2023.10.29
The Centennial Festival for Magical Girls  (0) 2023.10.28
여자들은 종종 알았으면 좋겠다.  (0) 2023.10.26
23.10.25.  (1) 2023.10.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