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면서도 좋아하는 누나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처음엔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그런 이유가 생겼기에 편해졌다.
이유가 뭐냐고?
애매하게 긋던 선을 이제 확실하게 그을 수 있으니까.
같은 구에 잘생긴 형님이 있는데
이 누나한테 고백하다 까였다.
그런데 그 형이 다음날 본인에게 연락을 안하고
구청 들릴 때마다 인사를 안한다는 것이다.
그냥 그 누나랑 술마시고 있어서
적당히 맞장구 쳐줬지만 나라도 그럴 것 같았다.
아무튼 뭐 갑자기 거리두면 싫어하고 섭섭해하는 사람 상대로
직장에서 매일매일 보니까 선을 긋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계속 보다보니 마음은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였다.
뭐 그러다가 이제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명분으로
대놓고 선을 딱 그을 수 있으니 좋기는 좋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제 몇 안되는 술친구가 사라졌음은
안타까운 사실 같다.
직장에서 몇 안되는 깊은 사적인 대화를 나눴던 사이라 그런가...
가끔씩 술마시면서 직장 이야기를 하다가
또 한편으로는 '누나'로서 남동생에게 해주는 조언 같은 것들도 많이 해줬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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