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친구가 내게 그런 말을 했었다.
직장에 다니다보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냐고
부장, 과장, 팀장 같은 사람들 보면 되게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무능력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 보면 화나지 않냐
그냥 아무말 안하고 넘어갔다.
나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전에 있었던 팀장님이나 세무과장님을 뵈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열심히 썼던 이의신청 답변서를 보고서
싹 다 뜯어고치셨는데 다시 쓴 것을 보니 명문이였다.
수려했다. 감탄이 나왔다.
이게 짬인가? 노련미인가? 아름다웠다.
가끔씩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윗사람들을 흔히 '꼰대'라 부르며 시대에 뒤쳐진 사람들마냥 그러는데,
그분들도 젊은 시절엔 우리처럼 '이해할 수 없는 요즘 세대'들 소리 들었고
업무적인 능력은 우리 같은 애들보다도 많은 경험이 있기에 밀리진 않는다.
흔히들 효율적이고 첨단의 끝을 달리는 우리들,
맨날 구닥다리만 고집, 강요하는 어르신 세대들...! 하면서
무능력하고 꼬장만 부리는 이미지로 각인이 되어버렸다만
사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뭘 안다고 신참이 감히? ㅋㅋㅋ
가끔씩 우리 세대들 중에서도 기성 세대들 욕하는 애들 많은데,
본인들이 아직 어려서 최신 유행에 민감하고 빨리 반응해서 그렇지.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자기네들이 욕했던 것처럼 이후 세대에게 욕먹을 건
각오는 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나는 우리 세대(90년대생)가
딱히 이전에 있던 세대들 욕할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린 국토를 재건이라도 했는가?
서슬퍼런 군부독재에 맞서 불의에 맞서 싸웠는가?
아니면... 급속한 경제성장의 부작용으로 청춘을 잃었는가?
최악의 세대니 뭐니 이 지랄하는데,
본인들은 뭐... 나중에 나이먹고서 젊은 것들은 어쩌구만 안하면 된다.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나도 아마 나이를 먹고 지팡이를 짚을 나이가 되면
"요즘 젊은 것들은 말이야..." 할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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