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자 주사님하고 대화하다 있던 일이다.

 

대충 오늘 뭐 머리 자른 거 어떠냐 

며칠 전에 내가 입었던 무슨 블라우스 어떠냐

 

그런 질문들이였는데, 

사실 기억이 잘 안났다.

 

구라치다 걸리면 혼날 것 같아서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더니 

아니 이 양반아 그런 관찰력도 없냐고 그러는 것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여자의 마음을 알고 

어찌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하셔서

 

나도 감히 말 꺼내도 되냐고 했더니 해보라고 했다.

 

 

같은 언행일지라도 말하는 이에 따라서, 

듣는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깊은 생각이 호감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이러한 언행에 '음험함', '불쾌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섬세함', '자상함'으로 여겨질 수 있다.

 

나 박지수는 '바뀐 것도 모르는 눈치 없는 새끼' 가 될지언정 

'나에 대해 매일 관심을 주는 음흉한 변태새끼' 가 되고 싶진 않다.

 

라고 하니까 "아...!" 하고선 합리적인 것 같다도 대답했다.

 

 

당연히 관심이 있으면 금방금방 눈치채지.

 

아는 누나가 저번에 머리를 묶고 다니길래, 

"누나, 요즘 거지존인가봐?" 하니까 놀라면서 내게 물었다.

 

"너... 그런 건 어떻게 알아?"

 

단발 머리에 지대한 관심이 있으면 

기본소양이지 ㅋ 하고 말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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