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 술자리를 좋아한다. 

술도 좋아하고 술자리도 좋아한다.

 

과장님께서도 술을 좋아하신다.

 

예전엔 회식 이런 게 별로 없었는데 

이번 과장님 오시고 코로나로 풀리면서 

회식이 좀 많이 잦아졌다.

 

 

사실 회식 자리가 나는 나쁘지 않다.

 

그 특유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라던가 

'우리때, 구청 세무과는 이랬다.' 라고 시작하며 

그 옛날 옛적 이야기를 듣는 것도 난 딱히 나쁘지 않다.

 

부담스러운 것이라면 아무래도 업무 이야기가 나올 때다.

 

요즘 취득세팀이 마음에 안들어~ 라던가 

지수 민법은 공부하나? 아니 그걸 모르고서 어떻게 부과를~ 

하는 말씀들을 듣다보면 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과장님께서는 주로 셔츠에다가 자켓을 입고 출근을 하시는데 

가끔 보면 압도적인 지방세 내공이라던가

 

"지수씨 혹시 이거는 어떻게 해석하는게 맞지?" 하면서

묻는 질문들이 하나 같이 까다로운 걸 생각하면 

가끔씩 게임 속 보스인 '킹 다이스' 가 생각나기도 한다.

 

내가 사실 일을 잘하는 편은 아니라서 더 찔리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다행스럽게도 업무적인 측면 말고 사적인 이야기로 흐르면 

코드는 비슷하게 맞는 것 같았다.

 

역사를 좋아한다는 점이라던가 성향이라던가 뭐...

 

근데 이건 내 취향이 좀 올드한 것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과장님 있는 술자리엔 내가 있어야 한다고 사람들이 말씀하신다.

업무 이야기만 빼면 서로 취향이 비슷하니 내가 술술 말을 하면 

과장님도 어이 지수 하하 이 친구 하면서 반응해주시니까

 

어제도 시보 해제된 주사님들하고 회식이 있었는데, 

나는 게스트 멤버로 끼게 되었다.

 

좀 눈치없이 낀? 느낌인데 어쩌다보니 합석하게 되었다만 

시보 해제된 주사님들은 나랑 달리 술을 안좋아하거나 못마신다. 

(건강상의 이유)

 

그래서 뭐 거의 내가 과장님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사람들이 나에 대해 덕분에 성공적인 회식자리였다고 그랬다.

 

분위기 좋았고 과장님도 재밌었다고 좋아하셨다고.

 

가끔씩 다른 사람들이 진짜 지수 일행직 했으면 

국장은 달지 않았을까? 그러는데 ㅋㅋㅋ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어디서 들었던 말 중에 그런 걸 본 적이 있다.

 

일본인들이 여기는 '최고의 샐러리맨'이란, 

업무는 그저그런 평범하지만 인망이 두터워서 

윗사람에겐 잘 보이고 아랫사람은 잘 챙겨주는 걸 최고로 여긴다고 했다.

 

솔직히 내가 나중에 저런 인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근데 내 생각인데 딱히 좋은 인물상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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