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였나
초한지를 읽으면서 했던 생각은 '와 나도 ㅆ1발 유방처럼 살고 싶다.' 였다.
여기서 '유방'은 '여성의 가슴'을 의미하는 게 아니고 '한 고조'를 의미한다.
근데 나는 '유방'처럼 살고 싶었는데
실상 나이를 먹고보니 마냥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유방은 백수건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다룰 줄 알았고 이끌었으며
호탕하고 큰 그림을 볼 줄 알았다.
그에 비하면, 나는 뭔가? 감정적이고 갈대마냥 흔들리고
사람을 의심하면서도 또 한 번으론 쉽게 믿어버린다.
속도 옹졸하고 좁으니 유방하고 비교할 만할까?
뭐 근데 어릴 때 생각하던 백수건달하곤 이미지가 비슷할 지도 모르겠다.
술 좋아하고 여자 밝히고 평판은 바닥을 기어다니지...
근데 또 특정 사람들은 나하고 잘 어울러주고
글러먹은 인생 치고 나름대로 주위에선 알아줘...
뭐 나중에 백발 할아버지가 되어서
손주가 끌어다주는 휠체어 타다가
"켈켈, 내가 니 나이땐 초한지에 나오는 유방처럼 사는 게 꿈이였지."
하고서 인생을 돌아보면, 그때와서 알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때쯤 되면 알겠지.
내 인생은 아마 원소의 70만 병사할 때 나오는 그 병사라는 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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