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창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파서 일찍 잠든 날에 카톡이 와서
아침에 확인했더니 다른 동창의 소식이였다.
언론 매체에 그 여자는 있었다.
낯선 모습으로 말이다.
너무나도 낯선 모습이라 처음에 인지부조화가 왔던 거 같다.
'동명이인 아니야?' 하고서 말이다.
예전부터 낌새는 있었다.
카카오톡 같은 개인 메신저에 자신의 신념, 가치관에 대한 문구를
때려박고 그랬으니까.
사실 20살때 잠깐 연락하고 말았기에
아무 생각이 없었고 그냥 '그런 거에 관심있구나' 하고 넘겼다.
민감한 주제로 대화는 하면 안된다는 걸 알기에
알면서도 묵인하는 그런 태도로 말이다.
결국 그 여자는 언론에 실렸고 인터넷에 얼굴이 까졌다.
처음엔 믿겨지지 않아서 '동명이인 아니야?' 싶었는데
영상을 보니까 그냥 같은 사람이 많더라.
신념은 자유다.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자유다.
자신이 믿고 있는 길이 맞다고 보면 걷는 게 맞다.
그게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20세기에는, 지금은 그릇된 사상이라 평가받는
극단적인 내셔널리즘이나 커뮤니즘도 그때 당시엔 '정의의 길' 로 보였을 것이다.
민족적 위기에서 강인한 지도자를 따르며 외세에서 지켜낸다거나
자본가로부터 부조리한 사회모순으로부터 개혁한다거나
대의를 따지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사실 그냥 동창이 언론에 나왔다.
그리고 웹 같은 곳에서 여기저기 헐뜯긴다는 게 불편할 따름이다.
차라리 개인적 사상으로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까지 행동해서 대외적으로 적을 만들고 그래야할까.
물론 그만큼 지지해주는 양반들도 있을 것이다.
심란하다, 우울하다, 착잡하다 아니면 분노, 증오 같은 원초적 감상보다
그냥 딱 저정도의 밍밍한 감정만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