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전철에 탔는데
어떤 역쯤에 누가 인사를 하길래 ??? 했더니
이전부터 알던 동기였다.
몇 정거장 안되는 거리에 잠깐 탄 거라서
그냥 사소한 근황 이야기를 하다가
또 다른 동기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에 결혼을 한다는 사실이였다.
사실 내 나이대 여자들 중 몇 명은 일찍 결혼하는 경우를 봐서
빠르긴 하네 싶었다만, 더 놀라운 건 면직했다는 사실이였다.
뭐 힘든 부서였으니 그러려니 했다.
사실 뭐 적당히 때가 되면 결혼하는 게 맞지.
주위에 우물쭈물 거리다 이도저도 아닌 경우를 봤으니까.
아 물론 신중한 것도 나쁘진 않지.
개개인의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
다만, 내가 조금 센치해진 것은
오랜만에 그 동기의 이름을 들으니까 아마도 발령 동기들끼리 놀던
그 시절이 어렴풋이 생각나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정확히는 동기들하고의 추억이 아니라 친구들하고의 관계랄까.
내 나이 25살에 공직에 들어왔는데
그땐 친구들하고 어울리기도 힘들었다.
점점 멀어져가는 그 거리감, 그게 너무나도 싫었다.
나는 좁히고 싶었는데 이미 어쩔 수 없는 그 간극이 싫었다.
지금 돌아보면 어쩔 수 없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 사회인의 하루와 학생의 하루하고는 다를 테니까.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어떠한 별이
자신이 공전할 궤도를 찾지 못한채 이리저리 방황하다
나중에 어떤 위치에서 중력장에 의해 자리를 잡으면
안정적으로 길을 그려나갈 것이다.
지난 내 인생이 그랬던 것 같다.
어떠한 계에서 벗어나 그 체계에서 갈팡질팡 헤매다
결국 어찌저찌 자리를 잡고서 나아가는
그건 아마도 내적이든, 외적이든 여러 변화에 의한 것이다.
내적으로는 이제 친구들하고의 간극을 인정하고
점차 회사에서 자리잡으며 안정감을 찾고
스스로에게 탐구할? 다른 방면으로 나아갔다는 점이다.
외적으로는 이제 같이 함께할 형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대화할 코드도 맞고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형들이 내 주위에 있다는 점이다.
불안정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유랑민은
자기가 머물 장소를 찾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다
'머물 장소' 라는 집착에서 벗어나 머나먼 길을 돌다보니
이제야 머물 장소를 찾게된 느낌이랄까.
그리고 마음의 안식처가 생겼으니까.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공허함을 없애려고자
여행도 다니고 기타도 치고 여러 활동을 했다.
이제 차근차근 그러한 활동에서 멀어지고 있다.
아마도 가슴 속 텅 빈 무언가를 채웠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실 함께 살 수 있으면 그게 좋지.
앞으로 같이 미래를 그려나가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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