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떠난 친구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실 죽음에 대해 말하는 것은 가벼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친구의 작별은 어지간하면 돌려말한다. 

어째서 타이베이에 가지 못했냐고 하면 결국 이유가 있다고 말이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친구의 죽음을 회피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그러니까 점점 이게 '그 친구의 죽음' 에서 확장되어 

아예 친구 자체에 대해서 언급을 꺼리는 거 같은 느낌.

 

친구에 대해서 언급을 안하면 말할 수 없는 일화들이 많고 

그걸 말하다가 결국 죽은 자에 대해 언급하는 건 그렇지... 하고서 넘겨버리니까.

 

감정이 복잡미묘하다.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 게 옳은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돌아가셨던 사람들은 기존까지 거리가 있거나 

원래 그런 거 상관 안하고 언급을 자주 하는 그런 사람들이였다.

 

그러니까 교과서에서 보던 사람들 같은 느낌이면 

내 입장은 그저 별 감흥이 없다.

 

뭐 그만큼 그런 사이였기에 감정이 없고 

따라서 돌아가셨든 아니든 내 스탠스는 상관 없다 그런 것인데 

내 인생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 없다니까...

 

 

사실 지금도 헷갈린다. 

영원히 친구의 죽음을 상기하면서 슬픔에 잠기면 안된다. 

안되는데 그렇다고 또 언급을 기피하자니 만화 원피스에 나온 대사처럼, 

영원히 그 친구를 죽여버리는 느낌이니까.

 

그러니까 아예 내 기억에서 지워버리면, 잊혀버리면 

진짜 제대로 죽여버리는 느낌이니까.

 

 

그런 거 생각하면 결국 "나아가되 가슴 속에선 영원히 함께하는" 자세가 

맞는 게 아닐까 싶다.

 

참 생각해보면 그렇다. 

뭐 만화 속 캐릭터 이야기지만 자신의 정신적 지주가 죽고서 

그걸 극복한다는 게 만화니까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인생에 중대한 사람을 잃고서 떠나보낸다는 그런 게 

며칠 지나서 툴툴 털어버리는 걸로는 힘들고 뭐 그래서 각성 아니겠나 싶기도 하다.

 

 

가끔씩, 일본 이야기 할 때마다 그 친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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