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이였다.
다른 부서에 있는 동기가 농땡이 좀 치고 싶다고
구내 카페에서 시간 때우자길래 알겠다고 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시켜다가
(물론 내 것만 시킴.)
테이블에 앉아서 이런 저런 대화를 했다.
참고로 별 대단한 주제는 아니고
시덥잖은 내용들이다.
그렇게 카페에서 농땡이 치다가
팀원분이 지나가는 걸 보고서 인사를 했는데,
인사를 하는 것까진 좋았다만
'농땡이 친 거 들켜버렸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부랴부랴 동기한테 "아 씨; 저 눈치 보이니까 들어갈게요." 하고서
부서로 들어갔다.
물론 동기는 "일을 얼마나 안했으면 이런 걸로 찔리냐" 라고 그랬음.
회식때였나,
다른 6급 주사님들이 "지수는 여자친구도 없고 재미없게 사네~" 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죠. 제 주위에 여자가 없어서 하하하" 하고 넘겼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때 다른 주사님께서
"그럼 저번에 카페에서 같이 있던 여성분은 뭐에요?"
하고 훅 들어오시는 것이다.
"아니 그냥 친한 동기에요." 라고 얼버무렸는데,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거렸다만
얼굴은 "ㅋ" 였다.
뭔가 남자 주사님들만
"어이어이, 둘이 무슨 사이냐구~" 하는 줄 알았더니만,
그런 건 아무래도 성별 관계 없었던 모양이다.
회식 끝나고서 어머니한테 전화와서
가는 중이라고 대답했는데,
그 주사님께서 "어? 오~ 주사님 그 여성분이에요?" 라고 말씀하시길래,
"어머니에요." 하고 말했다만,
"아하 그렇구나. 아무튼 전 응원해요 주사님! 파이팅~" 라는 대답만 들었다.
근데 나도 생각해보니
오늘 다른 남자 주사님께서 여자 동기분이랑 둘이 돌아다니길래
밥 같이 먹는 주사님하고
'여자랑 희희덕 거리려고 우리를 배신했던 것인가?'
하며 둘이 무슨 사이냐고 수근거렸으니 할 말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