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중후반쯤에 기타 학원에 등록했다. 

다니다가 뭔가 슬슬 가슴 속 한 켠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해야하나.

 

불만이 있다거나 싫다는 건 아닌데 

그냥 애매하게 미적지근한 마음이 있었다.

 

그런 마음이 계속 이어지다가 2주 전쯤에 학원 선생님께서 

이제 본업에 치중해야 할 거 같다고 다음 수업이 마지막이라고 하셨다.

 

원래부터 하시던 업무가 있는 상태에서 부업으로 레슨을 하시던 거였고 

종종 그런 이야기를 하셔서 같은 직장인으로서 이해는 됐다.

 

사실 내가 입시반처럼 인생이 걸린 문제라면 모를까. 

취미반인 입장에서 그냥 재밌고 잘 가르쳐서 그리고 취향도 비슷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재밌었는데 아쉬웠다.

 

아마 그게 기폭제였던 거 같다. 

기타에 대한 애매한 감정만 남은채 그런 소식을 접하니까...

 

 

그래도 새로 오신 선생님의 레슨도 받아보고서 

잠시 쉬어갈지 말지 결정했다.

 

그리고서 들어봤는데... 영 듣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뭔가, 뭔가... 새로 오셨던 선생님은 지옥의 스파르타 교관 스타일이더라.

 

기존에 배웠던 것들을 전부 부정당한 느낌이랄까. 

뭐 사실 기본기가 매우 부족하단 것은 인지해서 불쾌하진 않았다만 

그동안 배웠던 게 있고 예전 수업에도 배웠던 게 있는데 

다시 싹 다 처음부터 시작하라니...

 

레슨 받으시면서 "어 잘하시네요?!" 했는데 

그야 당연하죠... 예전에 숙제로 내줬던 거고 열심히 쳤던 건데...

 

진짜 그래서 1시간 동안 내내 빡시게 연습만 하다 돌아갔다만 

몇 개월간 연습했던 걸 다 부정당한 느낌이라 뭔가 자괴감? 그런 게 들었다.

 

뭔가 레슨 받으면서 열심히 한다고 칭찬 받고 그랬는데 

그냥 그런 걸 싹 다 부정당한 느낌이라

 

'난 뭘 위해서 기타를 쳤지...' 란 생각이 들었다만 

나중에는 "지수씨, 7개월 동안 하셨다 하셨죠" 라길래.

 

'아 7개월인데 이거밖에 안돼?' 라고 할 줄 알았더니. 

나보고 다니는 사람들 중에서 정말 잘하시는 축에 속한다며 

7개월에 이정도면 사실 엄청 노력한 게 맞다면서 칭찬하시더라.

 

아... 예... 

근데 다닐 기분은 아니라서 그냥 그 이후로 학원을 관뒀다.

 

 

요즘 그래서 고민이 많다. 

기타를 관뒀으니 그냥 내가 책이라도 사서 혼자 딩가딩가 치고 싶은 거 칠까. 

(충분히 다녔으니까.)

 

아니면 다른 거라도 다시 시작할까. 

요즘 출퇴근 하면서 일본어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데

차라리 이참에 JLPT 시도해볼까.

 

뭐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문제는 자격증 공부 같은 건 합불이 목표라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없다는 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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