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데이트를 했다.
살면서 데이트 같은 데이트를 해봤다.
그냥 기분이 좋았다.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랑 둘이서 길을 걷다가 의자에 앉아
살랑거리는 바람에 서로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거 자체가 기분이 좋았다.
공기가 달랐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생각보다 나랑 취미가 같은 게 많았다.
꺼내지 말라는 금기어, 축구를 그 여자애는 좋아한다더라.
나중에 한 번 린가드를 보러 가자고 했다.
나도 K리그 좋아하는데 이런 인연이 있었나 싶었다.
가볍게 만날 생각이였는데
알면 알아 갈 수록 놓치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더라.
첫사랑이라서 느끼는 운명? 이라 착각하는건가.
그런 생각도 한다.
솔직히 모르겠다.
둘이서 걸어다닐땐 진짜 서로 그냥 달달한 이야기 하면서
오빠는 어때 ~ 같은 말들을 했는데
막상 생각해보면 정말 친하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하는 고민들.
쓸데없는 밀당은 안하는 성격 같은데 그래서 더 긴가민가하다.
정말 나를 그냥 인생의 선배로 보는걸까 하는 생각.
이상형 이야기를 하던데
얼굴은 안보고 성격을 이야기 했다.
들어보니 나를 말하는 것 같았다.
일단 금요일에 한 번 더 보고
7월에도 아쿠아리움에 가보자고 이야기했다.
거절은 하지 않더라.
언제든 좋다고.
나는 지금 연락하는 여자애가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