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년 6개월 정도 구청에서 일했다.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싶어서 참 신기하단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이에 입직을 했다는 건, 

사실 예전엔 크게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내 주위 애들은 전부 학생이거나 취준생인데 

대화는 할 수 없고 마음을 터놓을 인간이 없으니 

외롭단 감정이 되게 심해지더라.

 

 

그러다가 여유를 가지게 되면서... 

이게 어떤 계기인지는 모르겠다. 

회사 형들이 내 친구들보다 더 친근하다 느껴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정신없이 지내다가 작년쯤부터 여러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세무서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여기서 사회에서 보는 나를 인식했다.

 

거창한 건 아니다.

 

어린 학생들이 보기엔,

나름대로 사회에 자리 잡은 베테랑처럼 보이는 것이고

 

조사관님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봐도 

나름대로 어린 나이에 자리 잡은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다.

 

뭐 사실 어쩌면 이전부터 내가 듣고 싶었던 말, 

그러니까 '나름대로 착실하게 사는 거 아닌가?' 라는 소리 

그런 말을 듣고 싶었던 게 기억이 났다.

 

꼭 생각해보면 어떤 말을 듣고 싶으면 

나중에 한참 지나서 듣게 되더라.

 

까먹고 있다보니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였음.

 

 

사실 내 성격상 사람들의 눈치는 엄청 봄.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함.' 라 생각하면 

꼭 그걸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함.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건 

좋은 게 아닌 거 같음.

 

솔직히 말하면 

내가 생각해도 인정을 갈망하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처럼 보임.

 

근데 한편으로는 또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음. 

결국 남들 또한 알아차릴 정도로 노력하지 않으면 

 자기가 자기딴에 생각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잖아.

 

그래서 또 그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함.

 

 

뭐 그런 생각들을 하며 '내가 생각하는 나', '남이 보는 나' 

그런 거에 어떤 걸 의지할까 하다가 

 

결국 사람들이 슬슬 그렇게 말해주니까 

내면 속 갈망에 대한 욕구가 해소된 게 아닐까 싶더라.

 

아마 그런 내적 여유가 없었더라면 

분명히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지 못했을 거란 생각도 함.

 

되게 스스로 열등감에 절여진 사람이라 

여자친구는 날 멋진 사람으로 보고 있지만 

삐딱하게 보지 않았을까 스스로 생각함.

 

그런 점에서 참 내 친구가 고마워. 

예전엔 그게 겸손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게 아니거든.

 

앞으로의 남은, 20대를 즐겨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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